MIND SET 게임잼 워크숍

지난 7월 7일부터 9일까지 3일간 서울대학교에서 서울대, 프랑스대사관, 독일문화원 주최로 개최된 MIND <RE>SET 게임잼 워크숍. 게임잼을 시작하기 전 게임 개발자 및 아티스트 등이 모여 각자의 경험을 공유하고 토론하며 게임잼의 방향과 방법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난민, 특히 탈북자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는데, 가장 첫 질문이 왜 탈북자는 난민(Refugee)라는 단어 대신 탈주자(Defector)라는 단어를 사용하는가에 관한 것이었다. 난민에 대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과 편견, 그들의 이주 원인과 수용(적응)의 방식 등에 관한 다양한 논의를 하였는데,

워크숍 중 고민했던 지점이 하나 있었다.

2016년 올해의 작가상 수상 후보였던 함경아씨께서 <악어강위로 튕기는 축구공이 그린 그림>이라는 제목의 퍼포먼스 영상을 소개해주었다. 탈북 소년이 축구공으로 페인팅을 하는 퍼포먼스 영상을 보여주었는데, 축구공을 때리는 소년의 발길질과 그 궤적을 그리는 페인트가 조화되어 북한을 탈출한 소년이 겪었던 고난의 여정과 삶의 무게를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작품이었다.

하지만 나는 왜 그 영상을 볼 때 불편함을 느꼈던 것일까.

축구공과 그것에 묻어있는 페인트, 작가가 준비해준 새하얀 필드와 공간은 과연 그 소년에게 표현의 기회를 줄 수 있었을까? 그를 주시하는 카메라와 관객의 눈은 과연 작가를 향하고 있었을까 소년의 삶을 향하고 있었을까? 나는 고민했다.

예술이 탈북 소년에게 “이야기의 공간을 마련”해준 것인지, 예술에 탈북 소년을 “이용”한 것인지 혼동했다.

그리고,

혹시 내 게임도 시대적 상황을 게임에 “이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했다.

인벤게임컨퍼런스(IGC) 강연을 하다.

지난 10월 6일부터 8일까지 판교 게임창조경제혁신센터(이름 정말 최악이다…)와 네오위즈 사옥에서 인벤 게임 컨퍼런스, IGC가 있었다. 인벤의 초대로 보잘것 없는 내가 많은 청중들께 내가 가진 게임에 대한 철학을 들려드릴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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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열리는 강연의 자리인 까닭에 직장 상사분들의 눈을 피하고자 얼굴을 가리고 진행할 수 밖에 없는 안타까움이 있었다. 강연의 내용은 아래 기사(라기보다 녹취록 수준…)에 잘 나와 있다.

http://www.inven.co.kr/webzine/news/?news=165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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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인디게임을 만든다고 하면, 대부분 넥슨과 같은 큰 회사를 꿈꾸는 스타트업이라고 여겨지는 것 같다. 어쩌면 이 강연은 그런 사고방식에 대한 외침이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그냥 게임 만드는 사람입니다.”라는 외침.

내 강연에는 순위나 그래프, BM지표나 생존의 팁 같은 것들은 넣지 않았다. 그저 내 게임이 이야기하려는 메세지와 나라는 작가에 대한 이야기가 전부.

Memories of BitSummit 2016

지난 7월 9일부터 10일까지 이틀간 일본의 인디 게임 페스티벌인 BitSummit 2016에서 내 게임, Replica를 전시했다. 플레이어들의 반응, 각국의 개발자들과 나눈 이야기, 교토의 야경, 친절한 그들의 미소, 강변에서 마셨던 맥주.

비지니스를 위해 참석한 행사가 아니었기에 더욱 행복했던 순간들이었다.

과연, 내년에도 이들과 어울릴 수 있을까?

단상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되도록 글을 올리지 않으려 노력한다. 글을 적고 몇 시간이 지난 후 다시 본 그것들은 대부분이 푸념이거나 자조 섞인 우울증이었다. 적은 글들을 다시 지우고 또 새로운 글을 적고, 지우고. 그렇게 몇 번을 되풀이하다보면 어느 순간 깨닫게 되는 것이다.

‘나에게서 나오는 것들은 내 낮은 곳에 있는 슬픔이구나.’

돌이켜보면 내가 만든 게임도 마찬가지다. 게임을 만들면서 항상 하는 고민은, ‘왜 신나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이렇게 어려울까’였다. Rabbit Hole 3D, RETSNOM, 그리고 지금 만들고 있는 Replica까지… 모두 어둠 속으로, 깊은 수렁 속으로 침잠해가는 느낌이다.

이 슬픔의 덩어리들이 내 속에서 빠져나온 뒤, 나는 행복해졌는가? 어쩌면 게임이라는 것도 내가 찾던 답은 아닐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