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짧은 회고

2018년은 게임과 멀어진 한 해였다.

신년 계획을 세우면서, 게임과 관련한 아무 것도 하지 않으리라 다짐했었다. 레플리카를 만들고 출시했던 2016년, 2017년을 지나면서 나는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적었고 직장생활에 할애하는 노력이 아까웠다.

그리고, 부족한 시간과 부족한 관심은 필연적으로 부족한 애착을 불러 왔다.

가정에서 느껴지는 소원함이, 직장생활에 대한 회의감이, 내 끝 없는 우울과 공허함이 모두 게임 개발 탓이라 생각했다. 소셜 미디어 공지사항에는 ‘올해는 무엇인가를 만드는 것에 애쓰지 않고 나라는 사람이 다시 단단해질 수 있도록 보살피는 한 해로 만들어볼까 합니다’라고 게시했지만, 사실 나는 방황하고 있었다. 가족과의 유대, 직장에서의 보람, 게임을 만들며 얻는 성취감 사이에서 우선순위를 혼동하며 어느 것 하나 온전하게 얻을 수 없다는 현실에 괴로웠다.

그래서 놀았다. 열심히.

사랑하는 아내와 딸과 함께하는 시간과 공간에 집중했다.

치료 받았다.

회사에서는 보람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새로운 업무를 시작했다.

그리고,

천천히,

나를 깎지 않고도 창작할 수 있는 법을 배우게 된 것 같았다.

“가족과 손을 잡고 있으니 따뜻하더라.”

기해년을 맞은 지금, 나는 다시 한 번 새로운 게임을 만들어 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