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웨이크(The Wake) 출시!

7. 11. 00:00시를 기점으로 <더 웨이크: 애도하는 아버지, 애도하는 어머니>가 스팀 스토어에 출시되었습니다.

더 웨이크는 지극히 개인적인 작품입니다. 저의 에세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을 만큼 저만의 경험과 추억으로 가득 채워져 있죠. 만드는 과정에서 그에 대한 걱정이 많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더 웨이크를 각국의 테스터분들께 보내드리고 그 피드백을 받았던 경험은 놀랄만큼 특별했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보내주신 게임에 대한 감상은 게임 자체의 개선에 관한 내용보다 오히려 플레이어 각자의 개인적인 추억으로 가득 차 있었어요.

플레이어 한 사람, 한 사람의 어린 시절.

각자의 가족관계에서 일어났던 사건들, 그로 인해 지금까지 이어지는 상처들.

당신의 아버지, 당신의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바로 당신의 그때 그 시절.

그래서 저는 이 게임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다시 생겼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작품만이 지극히 개인적인 기억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기대.

게임의 주인공이나 작가에 대해 공감하는 것이 아니라, 플레이어가 게임을 통해 자신과 자신의 내면에 숨겨진 어린아이와 공감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습니다.

더 웨이크를 통해 많은 분들께서 행복한 경험을 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응원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스팀스토어 : https://store.steampowered.com/app/1311540/The_Wake_Mourning_Father_Mourning_Mother/

더 웨이크(The Wake) 출시를 앞두고…

“젠더에 대한, 성소수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리갈던전을 출시한 후 새로운 게임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하면서, 내가 게임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은 다음 주제는 명확하고 단호했다.

‘주류’ 또는 ‘정상’으로 규정된 범주에 속하지 않은 이들에 대한 편견과 혐오,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내 게임을 통해 사람들이 ‘다수자’라는 권력에 대한 질문을 던질 수 있기를 바랐다.

하지만 성소수자의 인터뷰와 자서전, 소설과 영화, 게임을 찾는 과정에서, 배우고 느끼는 것이 많아질수록 두려움도 커졌다.

“후천성 인권결핍 사회를 아웃팅하다”(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지승호 저)에서 이혁상 감독님의 인터뷰를 읽었다. 그분의 다큐멘터리 “종로의 기적”을 찾아 보며 생각했다.

‘어쩌면 내가 게임을 위해서 나와 다른 이들의 범주를 정하고 그들을 대상화하는 것은 아닐까. 이해하고 공감하고 연대하지 않은 내가 만든 게임이 어떤 의미를 가질까.’

그리고 앨리슨 백델의 “펀 홈”을 읽을 때쯤 질문했던 것 같다.

‘나 자신에 대해서도 이해하지 못하면서 누구를 대변하려는 거냐’라고. 아버지를 회고하며 정체성을 확립해나갔던 저자처럼, 어쩌면 내가 먼저 드러내고 공감해야하는 드라마는 따로 있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이처럼 두려움으로 인해 논리를 상실한 사고가 이어지던 과정에서, “앨런 튜링의 최후의 방정식”(다비드 라게르크란츠 저)은 나에게 ‘에니그마(Enigma)’라는 독특한 소재를 알려주었다.

결국 “펀 홈”의 가족사, 그리고 장례식. 독일 나치의 “에니그마”는 나에게 의도했던 것과 전혀 다른 게임을 보여줬다.

더 웨이크(The Wake)는 이렇게 출발했다. 겁이 많아 원하는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내 안으로 숨으면서, 다른 이들의 이야기 속에서 내 게임의 소재만 탐닉하며.